평소에 앉아서 밖의 정경을 바라보던 그 자리에서 행복해 하시는 환자

바람(HOPE)의료복지회(회장 임영창)는 7년 전 설립되어 ‘마지막 소원 성취 프로그램’, ‘영적 돌봄 프로그램’, ‘웰다잉 강좌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다. 순수한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국 200여 명의 회원이 매월 1만 원씩 회비를 납부하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월 1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바람(HOPE)의료복지회는 82세 김모 환자를 대상으로 ‘마지막 소원 성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프로그램의 주제는 『늘 있던 집에 들어오니 눈물이 납니다.』였다.

해당 환자는 자택 방문을 신청하며 프로그램을 기다려 왔다. 전남제일요양병원에서 광주 학동 소재 자택 아파트(28층)으로 앰뷸런스를 통해 이동했으며, 아들과 함께 귀가하였다. 의료진과 호스피스지원센터 자원봉사자들이 동행한 가운데 환자는 늘 앉아 지내던 소파에 누운 후 눈물을 흘리며 감정을 드러냈다.

자택에 도착하자 눈물을 흘리는 환자 곁에서 눈물을 닦아 주는 부인

자택에 도착한 환자 곁에서는 부인이 눈물을 닦아주며 함께했다.“늘 있던 집이었는데, 집에 들어온다는 것이 이렇게 눈물이 나게 하는 줄 몰랐습니다.” 환자는 일상이 행복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전했다. 슬하에 아들 1명과 딸 3명이 있으며 모두 출가한 상황이었으나, 이날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약 4시간 동안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당초 오후 4시 30분까지 자택에 머무를 예정이었으나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자 일정을 조정해 병원으로 복귀했다. 귀원 전 환자는 늘 앉아 있던 자리에서 바깥 풍경을 오래 응시하며 눈시울을 붉혔으며, 가족들과 함께 거실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이 사진은 환자와 가족이 집에서 함께 찍은 마지막 사진이 될 수도 있었으나,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환자는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감동을 안고 병원으로 돌아갔다. 프로그램을 마친 뒤 환자의 아들은 바람(HOPE)의료복지회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온 가족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이러한 좋은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

임영창 회장은 “이 프로그램은 환자분이 의식이 있고 움직이실 수 있을 때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와상 환자의 경우에도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늦지 않게 신청해야 도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람(HOPE)의료복지회의 활동은 환자의 소망을 이루는 것을 넘어 가족에게도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며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