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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호숫가, 변화의 서막
장성호 상류에 자리한 장성호관광지는 한때 지역의 자랑이었다. 임권택시네마테크와 문화예술공원을 품고 25만㎡에 이르는 너른 부지를 자랑했다. 하지만 20년 세월은 시설 곳곳에 낡은 흔적을 남겼다. 꾸준한 방문객의 발길에도 불구하고, 시대에 뒤처진 공간이라는 평가는 피할 수 없었다. 변화의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회는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에서 찾아왔다. 전라남도가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이 공모사업에 장성군은 ‘원더랜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김한종 군수가 직접 도지사에게 사업 선정을 요청하고, 주민 설명회를 열어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24년 11월, 장성군은 최종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며 도비와 군비를 포함한 사업비 300억 원을 확보했다.
2026년 본격 착수해 4~5년간 진행될 이 사업은 장성호관광지의 운명을 바꿀 거대한 계획이다.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해 장성군 관광 지도를 새롭게 그릴 핵심 동력으로 기대를 모은다.
상상의 나라, 구체적 청사진
‘원더랜드’라는 이름처럼, 프로젝트의 청사진은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핵심은 사계절 내내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복합 관광특화공간 조성이다. 계획안은 크게 △예술공원 △복합문화공간 △어린이 테마파크 △반려동물 테마파크 △숙박공간으로 구성된다. 각 공간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방문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차별화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마련된다. 시네마 특화거리, 거대한 자이언트트리, 아이들을 위한 에어바운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예술공원은 장성이 낳은 거장 임권택 영화감독을 기념하는 ‘임권택시네마테크’를 중심으로 풍성한 영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곳은 단순한 기념관을 넘어 영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기술과 자연의 조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홀로그램과 경관조명을 활용한 환상적인 야간경관은 장성호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을 전망이다. 낮에는 장성호의 수려한 자연을, 밤에는 빛의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나는 것이다.
균형 발전의 퍼즐, 장성의 큰 그림
장성 원더랜드 프로젝트는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장성군이 추진하는 더 큰 그림, 즉 지역 균형 발전 전략의 핵심 퍼즐 조각이다. 군은 원더랜드 사업 외에도 지역 곳곳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며 동반 성장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하는 ‘농촌협약’이다. 2029년까지 국비 포함 총 428억 원이 투입되어 장성읍, 삼계면 등 농촌 중심지의 생활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청년 농업인의 미래를 책임질 391억 원 규모의 ‘스마트농업 육성지구 조성사업’과 주민 숙원을 해결한 270억 원 규모의 ‘대창지구 도시재생사업’ 역시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사업들이다.
이 외에도 귀농귀촌 인구 유입을 도울 ‘귀농귀촌 체류형 지원센터’ 건립, 권역별 농기계임대사업소 구축 완료 등 생활 밀착형 정책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축령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축령산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밀며 지속 가능한 관광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2026년 착공을 앞두고, 장성군의 발걸음은 분주하다. 지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사업인 만큼, 관광 트렌드와 빅데이터 분석은 물론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며 계획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이번 공모 선정을 통해 낙후됐던 장성호관광지가 사계절 사랑받는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차질없이 준비해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균형 발전 정책 기조를 이어 온 것이 대규모 사업 선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11개 읍면 어느 한 곳도 소외되지 않는 ‘동행’과 ‘성장’을 통해 장성 발전의 퍼즐을 완성해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성호에서 시작된 상상의 날갯짓이 장성군 전체의 비상으로 이어질지, 모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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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현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