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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이 197건이라는 비교적 많은 신규 시책을 발굴한 데에는 여러 배경이 존재한다. 곡성은 전남 내에서도 농업 기반이 강하고 자연환경이 뛰어난 지역이지만, 인구 감소, 청년 유출, 지역 브랜드 약화 등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관광 콘텐츠 확대, 작목 다변화, 정책 혁신 등을 통해 지역 경쟁력을 회복하는 과제가 명백하다.
민선8기 공약의 실질적 이행과 민생 안정 중심 정책이 주민 기대치로 올라왔고, 행정 내부에서도 유사·중복 사업 정비, 효율화 요구가 커진 점도 많은 신규 시책을 발굴한 배경 가운데 하나이다. 탄소중립 정책 등 환경 이슈가 전국적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지방 지자체도 예외가 아니다. 기후 위기, 감염병 우려 등의 사회적 불안 요소에 선제 대응하려는 전략이 포함되면서 신규 시책의 규모가 늘어났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체험형 관광, 자연관광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곡성군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관광 도약 선언 등 문화관광 중심 사업을 통해 외부 방문객 유치 및 지역 소득 증대 효과를 노리는 바람에 이 분야 신규 시책도 다수 포함됐다.
이번 보고회에서 제안된 사업들은 크게 생활 불편 해소, 미래 전략 사업, 환경·복지 강화로 나눌 수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확대 ▲농축산물 가격안정기금 지원 품목 확대 ▲블루베리 산지 육성 등이 제안됐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 현실을 감안해 농가 소득 안정과 청년 농업인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관광·문화 분야에서는 ▲‘2026 곡성 관광 도약의 해’ 선포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기본계획 수립 용역 ▲장미육묘장 신축 ▲공영주차장 조성 등이 포함됐다. 곡성군은 섬진강과 장미공원 등 기존 자원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대형 국제 행사를 통해 지역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안전·보건 분야에서는 ▲감염병 대응센터 신축 ▲보훈대상자 지원 확대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확인된 공공 보건체계 보완 필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환경·기후 대응 분야에서는 ▲탄소중립 포인트제 시행 ▲‘곡성군 2036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용역 등이 발굴됐다. 단기 현안 해결에 더해, 기후위기 대응과 장기 발전 구상을 병행하는 전략이다.
곡성군은 이번 보고회에 앞서 정책자문위원회 분과 회의를 통해 약 40건의 신규 시책을 사전 검토했다. 위원들은 사업의 실효성과 기대효과, 예산 대비 효율성 등을 평가하고 보완 의견을 제시했다. 군은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실행 가능성이 높은 과제부터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상래 군수는 “지역 여건에 맞는 최적의 정책으로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며 “국정과제와 연계하고 국·도비 확보에 힘써 재정적 뒷받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과제도 산적해 있다. 발굴된 197건의 사업이 실제 추진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다. 곡성군 단독 재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국비·도비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 관광·개발 사업은 주민 수용성과 환경 영향 문제가 뒤따른다.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관광 도약 선언 등 대형 프로젝트는 교통·숙박 인프라 보완 없이는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곡성군의 2026년 신규 시책 발굴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군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쟁력 강화라는 큰 목표를 향한 시험대다. 농업 안정, 관광 도약, 환경 대응, 안전망 확충 등 각 분야에서 제시된 정책들이 현실화된다면, 곡성군은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조상래 군수가 내세운 ‘군민 체감형 변화’가 공허한 구호에 그칠지, 아니면 곡성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강주성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