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 위협하는 소극적 예산 집행
전라남도의회 수계관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현창 의원은 이날 현장 방문을 통해 ▲국가하천 잡목 제거 계획 수립 및 지원 ▲상수도 보호구역 조정 ▲수계관리기금 운용 개선 등 지역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보여온 소극적인 행정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영산강청은 관할 구역 내 잡목 제거 등 하천 유지보수 사업과 관련해 본부의 예산 부족만을 탓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20년 구례 대홍수 피해 이후에도 유지보수 예산 비중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안일한 예산 운용 실태를 꼬집었다.특히 이 의원은 국가 사무인 하천 관리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지방정부가 국가 사무인 국가하천 관리에 예산을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주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영산강청이 중앙부처를 상대로 예산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수 키우는 불균형한 방류 시스템
이날 이현창 의원이 가장 핵심적인 쟁점으로 제기한 것은 섬진강댐의 기형적인 물 관리 및 방류 시스템이었다. 이 의원은 현재의 댐 운영 방식이 섬진강 하류 지역 주민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현재 섬진강댐 저수량의 90% 이상이 김제 평야 등 농업용수로 공급되고 있는 반면, 정작 섬진강 본류인 하류 방향으로는 고작 4~6% 정도만 방류되고 있다고 실태를 고발했다. 섬진강댐의 극심한 유량 불균형은 하천의 유속을 현저히 느리게 만들어 퇴적토나 부유 쓰레기 등이 쌓이거나, 하천 내 잡목을 우거지게 만들어 홍수 위험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의 주범으로 종종 지목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뼈아픈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시스템 개선을 압박했다. 그는 2020년 8월 구례 대홍수 당시, 초당 1,800톤이라는 엄청난 물 폭탄을 하류로 쏟아내면서도 김제 방향으로는 단 한 방울의 물도 배출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만약 김제 방향으로 수문의 3분의 1만이라도 개방하여 방류할 수 있다면, 섬진강 하류 8개 시군의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평상시 적정량의 하천 방류를 통해 퇴적토와 잡목을 자연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과 댐 건설 등 근본 해법
이현창 의원은 예산과 방류 시스템 개선을 넘어, 섬진강 유역의 특성을 반영한 거버넌스 체계의 개편 필요성도 제기했다. 현재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전남을 넘어 제주도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구역을 관할하고 있어, 각 수계별 특성에 맞는 세밀한 환경 관리와 물 관리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의원은“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국회 및 중앙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여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섬진강유역환경청이 신설될 경우 광범위한 관할 구역 탓에 행정력이 분산되고 지역별 맞춤형 대응이 어려운 섬진강 수계 체계를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의원은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 인근의 신규 댐 건설 논의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주민들의 반대로 댐 건설이 무산되었으나, 최근에는 찬성 여론이 70~80%에 달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광양과 순천 등 인근 지역의 식수원 공급과도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한국수자원공사와의 추진 과정에서 협의를 요청했다.
끝으로 이현창 의원은 "물은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자원인 동시에, 잘못 관리하면 큰 재앙이 된다"며 "하류 지역 주민들이 더 이상 희생만 강요당하지 않도록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정진욱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