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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민생 안정과 정주기반 확충, 포용적 복지 실현’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에 두고 예산 편성 작업을 추진했으며, 모든 부서의 사업을 재점검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확보된 재원을 군민 수혜도가 높은 사업에 우선적으로 배분했다.
분야별 예산 배정을 살펴보면 군정의 지향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사회복지 분야가 967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21.6%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이어 농업 845억 원(18.8%), 지역개발 401억 원(9.0%), 일반공공행정 365억 원(8.1%), 문화관광 260억 원(5.8%) 순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군의 특성을 고려해 복지 예산을 최우선으로 유지한 동시에 지역경제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재원을 배분했다. 조상래 곡성군수는 “재정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역민의 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예산은 강화했다”라며, “한정된 재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분해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교통·복지 분야, 이동권 보장 및 기본소득 추진
2026년 곡성 군정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보편적 복지 정책의 확대다. 선별적 지원에서 나아가 군민 전체가 혜택을 누리는 체감형 정책들이 시행된다.
2026년 1월부터 ‘전 군민 버스 무료화’가 전면 시행된다. 군은 이를 위해 ‘곡성군 농어촌버스 무료 이용 지원 조례’ 개정을 마치고 관련 예산 5억 원을 편성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교통비 지원을 넘어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읍·면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특히 군은 버스 노선이 닿지 않는 오지 마을을 위해 수요응답형 마을 택시 ‘효도 택시’ 운영을 고도화하여, 무료 버스와의 연계성을 높이고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할 계획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진도 구체화 된다. 이는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곡성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30일 이상 거주한 주민에게 매월 15만 원(연 180만 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역화폐 순환 체계 구축을 통해 지역경제 활력을 높이고, 군민 생활 안정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급된 지역화폐는 관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경제 선순환 구조를 유도한다. 군은 기본소득을 지방소멸 대응 전략과 연계한 찾아가는 활력마켓 운영과 지역공동체 기반 협동조합 육성, 곡성몰을 활용한 소비력 증대를 통한 '곡성형 특화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보육 환경 개선을 위한 ‘곡성형 24시간 어린이집 돌봄 시범사업’도 운영된다. 곡성군은 2025년 9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정규 보육 시간 외 야근, 출장, 경조사 등으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지역 내 맞춤형 돌봄 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군은 곡성읍 소재 ‘아해뜰 어린이집’이 수행 시설로 선정했다. 시범사업 이용 대상자는 곡성군에 주소를 두고 있는 주민의 자녀 또는 곡성군에 소재한 직장에 근무하는 직장인의 자녀 중 생후 6개월 이상 7세 이하 미취학 아동이다. 돌봄 공백이 발생할 경우 사전 신청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19시부터 24시까지(월~금), 토요일은 7시부터 24시까지 돌봄이 가능하다. 또한 긴급, 사전 신청이 있을 경우는 다음날 9시까지 이용할 수 있어 갑작스럽게 야간에 근무해야 하는 직장인과 청년 창업자, 소상공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맞벌이 부부의 야간 근무나 긴급 상황 발생 시 발생하는 보육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이용료는 시간당 2,000원 내외로 책정해 양육비 부담을 낮췄다.
-청년·정주·인구 정책 패키지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한 주거 정책은 ‘임대료 지원’과 ‘정주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전라남도와 연계하여 추진하는 ‘전남형 만원주택’ 건립 사업이 2026년 착공된다. 전남형 만원주택 사업은 신혼부부를 위한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과 청년을 위한 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을 보증금 없이 월 1만 원의 임대료로 최장 10년간 거주 가능토록 신축 아파트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높은 주거비 부담을 해소하여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귀농·귀촌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 농촌보금자리’ 조성 사업(18억 원)도 본격화되어, 유입 단계별 맞춤형 주거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또, 곡성군은 행정안전부 주관 '2026년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해 총 80억원의 기금을 확보했다. 군은 '섬진강 곡성 살아보기-정착하기-정주하기' 3단계 전략에 맞춰 ▲ 스테이 앤 플레이 곡성 생활거점 조성사업 ▲ 곡성형 청년하우징타운 조성 ▲ 곡성읍 청년상권 조성 ▲ 귀농·귀촌인 및 외국인 등 곡성 정주환경 조성을 위한 곡성 활력타운 조성 ▲ 곡성애(愛)살래(來) 빈집 개선 프로젝트 등 5개 사업을 제출했다. 곡성의 체류 인구는 인구감소지역 평균 대비 5.19배 높은 수준이지만, 그동안 열악한 숙박 인프라와 상권 저하로 단기 방문객에 그쳤다.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으로 군은 '섬진강 곡성 살아보기-정착하기-정주하기' 3단계 전략으로 인구 유입-정착-정주로 이어지는 지역 모델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스마트농업 전환 및 인력난 해소 총력
지역 기간산업인 농업 분야는 기후 변화 대응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 개혁에 착수한다.
입면 일대에 조성 중인 ‘스마트팜 거점단지’가 2026년 상반기 완공되어 본격 가동된다. 이 단지는 초기 시설 투자비 부담으로 스마트농업 진입이 어려운 청년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다. 군은 최첨단 온실을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하고, 딸기·토마토 등 고소득 작물 재배 기술을 전수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육성된 청년 농업인들이 향후 지역에 정착해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농촌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을 확대한다. 기존 농가 직접 고용 방식의 단점인 숙소 확보와 인력 관리 부담을 덜기 위해, 지역 농협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농가는 필요한 시기에 인력을 신청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군은 앞으로도 농가를 위한 안정적인 인력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지원도 강화한다. 지역화폐인 ‘심청상품권’ 가맹점을 확대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할 계획이다. 또한 영세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지원, 전통시장 야시장 행사 확대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골목상권의 회복을 지원한다.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 및 안전망 강화
‘모두가 다시 찾고 싶은 문화관광 도시 곡성’을 목표로 2026년을 곡성 관광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관광 전환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해로 만들 계획이다.
관광 분야는 ‘경유형’에서 ‘체류형’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기반 시설 확충에 나선다. 군은 곡성군 대표 관광지인 섬진강 기차마을은 철도공원 조성 1단계 사업을 통해 기차 플랫폼과 연계한 다목적광장 조성도 추진하여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5년, 25만 명이 다녀가 186억 원의 직접 경제효과를 올린 곡성세계장미축제는 벌룬 페스티벌, 어린이 물놀이장 임시 개장 등 사계절 관광 콘텐츠 확충으로 체류형 관광지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가오는 2026년에는 프로그램 수를 대폭 확대하고 장미 관련 콘텐츠를 강화하여 더욱 다양해진 체험․전시․공연 프로그램으로 전국 최고의 봄 축제로 입지를 확실히 굳힐 계획이다.
생활체육 인구 증가와 스포츠 관광 활성화를 위한 ‘36홀 파크골프장’ 조성사업도 착공된다. 섬진강변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대규모 파크골프장은 지역 주민의 여가 선용 공간뿐만 아니라,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군민 안전과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기반시설(SOC) 확충도 차질 없이 진행된다. 주요 사업으로는 ▲삼기 공공하수처리장 신설 53억 원, ▲수리지구·석곡 염곡지구 하수관로 정비 50억 원, ▲송전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 22억 원 등이 반영됐다. 군은 해당 사업들을 통해 집중 호우 등 자연재해로부터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상하수도 등 기초 생활 인프라를 현대화한다.
조상래 곡성군수는 2026년 군정 방향과 관련해, 군정의 성과가 군민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될 수 있도록 실행력과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군은 교통·안전·생활 인프라 확충과 정주 여건 개선,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까지 분야별 과제를 차질 없이 연결해 ‘체감형 변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계획이 실제 성과로 이어져 군민의 일상에서 변화가 확인될 수 있을지, 2026년 곡성군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정진욱 기자 hoahn01@hanmail.net
